임태희 교육감 "영어 듣기평가는 까다롭고 사고발생↑"
영어교육계 일각에선 "수능 영어평가 방식 개선으로 영어 위상 높여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내년 수능부터 영어과목 듣기 평가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다. 어제(13일)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 설치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종합상황실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둘러본 뒤 한 이야기다.
임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까다롭고, 사고발생 요인이 높은 영어과목 듣기 평가를 폐지하는 쪽으로 국가교육위원회, 교육부와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
영어 듣기평가 전면 폐지는 임태희 교육감의 대입개혁안 중 하나다. 임태희 교육감은 대입개혁안으로 ▲2026학년도 중학교 입학생부터 내신 5단계 절대평가 ▲2032학년도 입시부터 영어 듣기평가 전면 폐지 ▲전 영역 서·논술형 평가 도입 및 5단계 절대평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어 영역 듣기평가는 2014년 수능에서 폐지했다. 2011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4학년도 수학능력시험부터 국어 영역 듣기평가를 폐지하고 지필평가로 대체하기로 했다. 다만 당시 평가원은 영어 과목에서 실용영어 교육 활성화를 위해 영어 듣기평가 문항 수는 기존 50문항 중 17문항에서 45문항 중 22문항으로 확대했다. 현재는 45문항 중 17문항이다.
그러나 "영어를 독해로만 시험을 본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음성언어, 실질적인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평가가 빠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어듣기평가 폐지 때완 다른 파장이 있을 수도 있다.
한편 영어교육계에선 공교육 영어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13일 열린 '영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진단과 제언 국회 심포지엄'에서 한국영어영문학회 회장 및 한국영어관련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재환 경북대 교수는 "영어 조기 사교육의 폐해만큼 영어 공교육 위축도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수능 영어절대평가 시행 이후 영어는 공교육 현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영어관련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인 윤희철 덕성여대 교수는 "2018년 공교육 정상화를 목적으로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됐지만 기대와 달리 영어 격차 완화나 사교육 경감 효과는 미비했고, 영유아 영어 사교육 시장은 급속히 팽창하며 영어 격차가 영어 공교육 진입 이전부터 구조화되고, 공교육의 기능과 역할이 위축됐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고등학교에서 영어 과목 선택이 감소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를 근거로 "평가 방식과 입시 구조가 영어과목의 선택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라며 "입시와 직결되지 않는 과목 기피 현상은 심화해 영어 관련 교과목 선택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수능 영어 평가 방식은 국어, 수학과 동일한 평가 체계를 적용하며 영어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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