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논란 일자 해당 영상 비공개 처리
교사의 감정과 진정성은 ‘빈말’...교사는 ‘AI시스템의 부속물’에 불과
교원단체 “영상 제작 책임자 징계하고 임태희 교육감 직접 사과하라”

‘하이러닝 AI 서·논술형 평가’ 홍보 영상 갈무리
‘하이러닝 AI 서·논술형 평가’ 홍보 영상 갈무리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공개한 ‘하이러닝 AI 서·논술형 평가’ 홍보 영상이 교사를 모욕했다는 현장 교사들의 비판으로 들끓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하이러닝 AI 서·논술형 평가’ 홍보 영상이 교사를 단순한 기계의 부속품처럼 묘사하고 교육의 본질을 왜곡했다며 영상 제작 책임자 징계와 임태희 교육감의 적접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기도교육청이 공개한 '[하이러닝 AI서논술형평가] 2025 하이러닝’ 홍보 영상은, 교사의 감정, 고민, 학생과의 진정한 대화를 ‘빈말’처럼 축소하여 표현했다. 이는 수년간 교실에서 피와 땀으로 학생들과 생활해 온 교사들의 경험을 희화화하고 경시한 것이다.

문제가 된 영상은 교사가 "너희 정말 수고 많았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좋은 결과 있을 거야"라고 말하자 AI보조교사가 "빈말입니다. 감정이 흔들렸고 음성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라고 말하는 장면과  교사가 "궁금한 사람은 점심시간에 찾아와. 이후엔 선생님 회의 있으니까"라고 말하자 AI가 "거짓말입니다. 이 시간엔 평소 화장실을 이용하고 2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라고 농담 섞인 말을 하는 장면이다.

 영상 말미에 “AI는 데이터를 읽고 교사는 학생의 마음을 읽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그러나 이 멘트가 교사의 고유한 역할을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 영상 속 교사의 모습은 다르다. ‘동공이 흔들리고 음성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은 빈말’만을 내뱉는다는 기계적 멘트를 반복하는 장면은, 교사를 ‘기계의 보조자’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사기에 충분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16일 보도자료에서 “영상 속에서 교사의 진정성·감정은 ‘빈말’로 축소하고, 교사를 AI의 ‘데이터’처리를 보조하느라 학생의 눈을 마주할 기회조차 잃어버린, 감정 없는 시스템의 부속물로 표현해 교사의 전문성을 조롱하는 모욕적 연출”이라며, “교사와 교육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경시하는 태도를 드러낸 것에 분노를 넘어 깊은 모멸감을 느낀다.”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어 “하이러닝 시스템이 교사 업무 경감을 명분으로 도입했으나 실제로는 데이터 입력·시스템 점검·AI 피드백 검토 등 새로운 행정 부담만 가중시킨다”라며 ▲홍보 영상 삭제 ▲임태희 교육감의 공식 사과 ▲제작·승인 책임자 징계 ▲AI 평가 시스템 전면 중단 및 재검토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교육의 본질 회복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기술 홍보가 아니라 교사가 학생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현장의 조건 개선이 우선”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있을 때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초등교사협회도 “교사를 보호해야 할 경기도교육청이 교사들을 빈말이나 하는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라며 “주말에 경기도교육청에 항의 공문을 발송하고, 다음 주 교육감을 직접 만나 해당 영상 내용에 대한 유감 표명과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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