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교육 칭송했지만 독일은 극우 정당이 2등...교육 전문가들 “일반화 오류 벗어야”
독일 대학에서 문학박사를 받은 김누리 중앙대 교수(유럽문화학부)가 최근의 ‘윤석열 탄핵 반대’ 극우의 움직임에 대해 “한국의 교실이라는 곳이 파시스트를 만드는 온상”이라고 잇달아 발언하자, 교육계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교사와 교수 등 교육관계자들은 “예전엔 (김 교수가 한국) 학교 교육을 모르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보니 독일(교육)도 모르는 분 같다”, “김 교수는 독일부터 다시 가보라”고 제안하고 나섰다.
김누리 교수의 독일교육 칭송에 교사들 “독일부터 다시 가보라”
12일, 교육언론[창]이 확인해 보니 김 교수는 지난 11일 유튜브 ‘매불쇼’에 나와 “과연 한국 교실에서 12년 교육 받으면 성숙한 민주주의자가 될까? 위험한 파시스트가 될까?”라면서 경쟁교육의 폐해를 설명하려고 “저희 때는 한 학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성적을 게시판에 1등부터 600등까지 붙였다. 우열반도 있었다”고 말했다.
1960년생인 김 교수가 한국 초중고 12년 교육과정을 거친 때는 지금으로부터 35~47년 전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 당시 벌어진 일을 갖고 와 한국 경쟁교육의 폐해를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제남 다같이배움연구소장(전 서울 오류중 교장)은 교육언론[창]에 “지금 한국 초중학교는 시험 순위 자체가 나오지 않고 고등학교도 등급제”라면서 “김 교수가 한국의 경쟁교육을 얘기하는 것은 좋지만, 40여년 전 자기 경험에 비추어 얘기하는 것은 안이한 태도며 학교를 아는 이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지는 소리”라고 짚었다.
인천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최근 20년 이상 학교에 아이들 성적표를 붙이지 않는다”면서 “김누리 교수 당신이 말한 예전 교육은 지금의 교육이 아니다. 할말을 잘 고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유튜브에서 “독일이 파시즘을 근본적으로 청산하기 위해 내세운 개혁의 모토가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는 것”이라면서 “한국 젊은 아이들이 쉽게 그러한(파시스트) 선동가들에게 선동당하는 이유도 바로 파시스트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런 현상(극우 준동)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우리 교실 자체가 파시스트를 기르는 온상이다. 우리가 민주주의가 됐는데도 아직도 이렇게 파시스트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 이유는 바로 교실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등학교 교사 출신인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대학원 교수(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는 교육언론[창]에 “김누리 교수의 발언은 경쟁 중심의 한국 교육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적 요소가 있지만, 과도하게 사람을 일반화하는 경향도 있다”면서 “구조가 주는 영향력도 있지만, 인간은 행위 주체성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과거에 반공교육을 받았지만, 그 영향을 받은 사람도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삶은 자극과 반응의 원리가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복잡성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실제로 지난 2월 23일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20.8%의 득표율로 2등으로 뛰어올랐다. 올해 1월 6일 독일 연방정부 내무부에 따르면 2024년 극우 범죄가 2023년에 견줘 17% 늘었다. 2024년 11월 30일까지 11개월 사이 벌이진 극우 범죄는 3만3963건이었고, 2023년 11개월 동안 벌어진 극우 범죄는 2만8945건이었다.
극우 정당과 극우 범죄 준동하는 독일...독일 교실이 파시스트 온상?
김누리 교수 논리라면 독일학교 교실이 이 같은 극우 정당 약진과 범죄의 온상인 셈이다. 과연 그럴까?
한 교사는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누리 교수는 독일부터 다시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사는 “예전엔 (김누리 교수가 한국) 학교와 교육을 모르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보니 독일을 모르는 분 같기도 하다”라고 꼬집었다.
홍제남 소장은 “한국 학교 교사들은 제도적인 경쟁교육시스템 속에서도 자치와 평등과 자율을 가르치고 민주시민교육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면서 “‘키세스 시위대’와 ‘응원봉 세대’는 과연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겠느냐?”라고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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